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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U 온새미로 창업협동조합

한국산업기술대 선·후배 의기투합…미래산업 선도할 융합기술 선보인다

작성일 ㅣ 2016-12-12


온새미로 창업협동조합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모여 3D프린터로 만든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민 한국산업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강귀선 학생, 최근식 링크솔루션 대표, 박양일 이사장, 공성랑 해나소프트 대표, 정규민 패럴랙스 대표. 김낙훈 기자

협동조합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있는가 하면 일반 협동조합이 있다. 경기 시흥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 출신 창업기업인과 대학생이 의기투합해 만든 ‘온새미로 창업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이다. 이들이 이름도 생소한 ‘창업협동조합’을 설립한 까닭은 무엇일까.


 

대학 재학 중 기술창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주축이 돼 후배 창업동아리와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 및 경험을 공유하고 지역사회와 재능을 나누는 ‘청년창업 공동체’가 출범했다. 이들은 창업 선배와 후배 대학생들이 ‘징검다리교류회’라는 협의체 형태로 창업 노하우를 전수해오다 아예 협동조합을 발족했다. 좀 더 끈끈하게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사업도 벌이기 위한 것이다. 단일 대학 중심의 창업협동조합을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대(산기대·총장 이재훈)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단’은 이달 초 교내 창업세미나실에서 9개 창업기업과 4개 창업동아리 대표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KPU온새미로창업협동조합’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KPU온새미로’는 산기대 교명의 영어 약칭 ‘KPU’와 ‘가르지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의미의 우리말 ‘온새미로’를 합친 것이다. 성공 창업을 위한 변함 없는 도전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협동조합은 자주·자립·자치 활동을 통해 상호 권익보호와 상생을 도모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다. 산기대 창업 1기 출신인 박양일 데바에프에이 대표(39)가 이사장, 공성랑 해나소프트 대표(33)가 전무이사, 정규민 패럴랙스 대표(31)가 사무국장, 최근식 링크솔루션 대표(30)가 감사를 맡았다. 모두 30대 젊은이들이다. 

이사장인 박양일 데바에프에이 대표는 “그동안 여러 대학 출신의 창업기업이 뜻을 모아 협동조합을 구성한 사례는 있었지만 같은 대학을 기반으로 선후배가 의기투합해 창업 공동체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조합은 아이디어 구현이 어렵지만 성공하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기술창업’에 방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 조합에 참여한 업체들 역시 기술창업의 특징을 갖고 있다. 측정 및 제조, IT웹서비스, 콘텐츠 제작, 3D프린터 등 9개 창업기업과 제품디자인, 하드웨어(HW) 기반 교육콘텐츠 등 4개 재학생 창업동아리가 공통적으로 기술 분야를 아이템으로 삼고 있다. 

데바에프에이는 정밀측정기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다. 자동차부품이나 전자부품은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도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한 센서 컨트롤러 등을 제조한다. 

해나소프트는 빅데이터 수집과 웹서비스를 담당한다. 이 회사의 공성랑 대표는 “빅데이터는 통상 3테라바이트(TB) 이상의 자료를 뜻하는데 특허소송과 관련된 자료나 마케팅 관련 자료 등을 모아 고객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일일이 이들 관련 자료를 모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 로봇을 이용해 대용량의 자료를 수집한다. 

패럴랙스는 디자인서비스 전문업체다. 고객의 의뢰를 받아 디자인을 해주고 홍보영상을 만들어준다. 디자인과 관련된 소품류(공책 책갈피 등)도 제작한다. 링크솔루션은 3D프린터 제작업체다. 이 회사의 최근식 대표는 “산업용 3D프린터를 개발해 팔고 있지만 특히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인 ‘PEEK’라는 소재를 사용해 형상을 적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소재는 뇌 수술 시 일부 절개한 두개골을 만들 수 있는 소재”라고 덧붙였다. 두개골을 티타늄 등 금속으로 만들 경우 추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장비로 뇌 속을 들여다볼 수 없지만 PEEK는 금속처럼 강하면서도 CT나 MRI 같은 장비로 뇌 속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점 덕분에 의료용이나 항공기, 자동차용 경량 소재로 활용된다.

이런 기술력을 가진 창업자들이 똘똘 뭉쳐 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이 대학 박정민 컴퓨터공학과 교수(41)가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박 교수 역시 산기대 출신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하다가 교수로 일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전부 다뤄본 박 교수는 스마트공장 전문가다.

이들은 당초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창업 징검다리 교류회’를 운영하던 중 서로에게 부족한 기술을 채워주면 실패 확률을 줄이고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손을 잡았다. 박양일 이사장은 “조합 활동을 하면 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 아이템으로 부족함을 채울 수 있어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크게 두 가지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창업 관련 교육과 신제품 개발이다. 교육은 여러 가지를 구상 중이다. 그중 하나는 기업체 실습 시 대학생들이 학점을 받는 제도가 있는데 기업체 대신 협동조합에서 이들에게 실습현장을 제공하고 기술 교육을 하는 것이다. 지역사회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심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들어 있다.

시흥시 관내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3D프린터와 앱 제작, 웹콘텐츠 제작 교육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시흥시 관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등 IT 교육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역사회 청년창업 및 고용증대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술융합제품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조합원 대다수가 기술창업 기업인인 만큼 이들의 기술과 노하우를 융합해 신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경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이를 후배들과 공유할 생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출연해 설립한 산기대는 산학협력과 창업에 중점을 둔 대학이다. 특히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하고 있고 인근 시화·반월산업단지에 포진해 있는 중소기업들과 긴밀한 산학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재훈 산기대 총장은 “조합 출범으로 창업가들이 동료와 후배들에 대한 인큐베이팅에 적극 나서면서 기술창업을 추구해온 산기대의 창업정책이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며 “조합원 이익은 물론 대학을 매개로 성공창업의 열매를 거둔 만큼 지역사회와 연계한 교육지원 사업에도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조합은 사회적 협동조합은 아니지만 이 지역의 가난한 가정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교육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들에게 3D프린터와 앱(응용프로그램), 인성 등의 교육을 하고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출처 : http://land.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111745291